오늘은 아주 화창하진 않았지만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햇빛이 아주 강하지 않아서 좋았답니다. 하지만 계속 야외에서 있어서 그런지 아이들이 더 탄 것 같기도 하구요…ㅎㅎ; 인규는 정말 너무 까매져서 이젠 다른 아이 같을 정도입니다.^^;
아이들이 집에서 스테이크나 닭고기 같은 건 많이 먹기 때문에 오늘은 삼겹살을 준비하였습니다. 고기가 정말 많았답니다.ㅎㅎ; 삽겹살에, 상추에, 쌈장에, 밥에, 김치까지! 완전 한국식으로 푸짐하게 먹었습니다. 거기다 소시지에 빵까지 배가 완전 부르도록 먹었습니다.
오늘 갔던 Spencer park는 굉장히 큰 공원입니다. 다 돌아보기는 불가능하고, 피크닉 구역 주변만 해도 놀이터, 동물원, 작은 수영장이 있고 조금 더 걸어가면 비치까지 있답니다. 숲길로 산책도 할 수 있고 정말 놀러 가기 좋은 곳입니다.
그러나.ㅎㅎ;
저희는 점심을 먹은 후에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 보니 동물원은 4시에 끝나서 못 가고, 비치까지는 갈 시간조차 없었고, 수영장은 수영복을 가져온 아이가 없어서 못 가고…. 저는 참 아쉬웠답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놀이터에서만도 이것 저것 타보면서 즐겁게 놀더라구요. 저는 그런 아이들 쫓아다니기만 했는데도 매우 피곤하더라구요.ㅎㅎ; 공원이 너무 넓어서 그렇기도 한 것 같구요.^^
태욱이와 현유는 밥을 먹고 나서 옆에 있는 모래밭을 열심히 파더군요. 저번에 바닷가 가서도 그러더니 여기서까지…ㅎㅎ; 물까지 부어 가며 열심히 팠습니다. 솔직히 그 목적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진흙탕을 만들고는 손부터 팔까지 엉망이 되었죠.ㅎㅎ;
오늘 지영이의 다른 아이들 따라하기로 저희 모두가 뒤집어지도록 웃었습니다. 특히 지영이가 태욱이와 영관이 성대모사를 할 때는 너무 비슷해서 당사자들까지도 많이 웃더군요.ㅎㅎ 그 외에도 현동이의 말투나, 인규의 행동 등을 따라해서 많이 웃었답니다.^^
남자 아이들이 소담이에게 쌍둥이 형제가 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았습니다.ㅎㅎ; 남녀 쌍둥이라고 하니까 뭔가 신기해하더니 그때부터 예슬이를 ‘김영근 누나’라고 부릅니다. 이 호칭이 예슬이는 매우 당황스런 모양입니다.ㅎㅎ 암튼 아이들이 예슬이를 ‘예슬이 누나’라고 부르는 것을 못 봤습니다. 하기야, 자기들끼리도 본명 대신 영어 이름으로 부릅니다. 지영이는 이티형이라고 그럽니다. 그렇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초반에 선생님께 본명을 가르쳐주는데, 외국인에게 ‘ㅈ’발음이 많이 생소한 편이라 ‘이티영’에 가깝게 발음을 하셨었죠. 거기다가 아이들이 ‘이 누나는 누나같지 않고 형 같아서 누나라고 부르는 게 이상하다’고 하자 ‘그럼 차라리 형이라 불러라’라고 그랬더니 그때부터 ‘이티형’이라고 부릅니다.ㅎㅎ; 현동이는 제이슨도 아닌, 제이슨을 발음기호대로 ‘자손’이라고 부른답니다.
처음엔 아이들이 모두 밧줄로 만든 정글짐 같은 것에서 놀고 있었는데 인규는 역시 혼자 꼭대기까지 올라갔습니다. 저도 한 번 해봤는데 이게 생각보다 어렵더라구요. 인규가 수영을 잘해서 그런가 상체 힘이 좋은 것 같습니다. 뭔가 뛰는 운동은 그저 그런데, 팔을 이용하는 운동은 아주 잘하거든요.^^
우리 삼총사는 오늘도 변함없이 엉뚱한 일을 벌였습니다. 분명 얼굴은 웃고들 있는데 소리를 지르며 서로를 때리고 있더라구요. 쟤네들은 또 뭘 하는 거지? 하며 지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는데 이젠 또 아현이와 연지가 끌어 안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쟤네들 지금 뭐하는 거냐 물어보니 소담이가 ‘화해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더라구요. 그럼 아까 그게 싸운 거였나?ㅎㅎ;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라 돌아오는 차 안에서 다른 일이 있었습니다. 아현이가 정색을 하면서 연지에게 ‘언니 어떻게 그렇게 세게 때릴 수가 있어?’ 그러자 소담이가 ‘나는 아까 코 부서지는 줄 알았어!’ 하면서 분위기가 이상해지고 있었습니다. 뭔가 분위기가 이상해지며 연지도 정색을 하고 목소리를 깔며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눈치를 챘는데 다들, 특히 연지는 정말 분위기에 완전히 말려서 완전 심각해졌습니다. 제가 심지어, ‘얘는 정말 잘 낚인다…’ 그랬는데도 분위기가 워낙 심각해서 그런지 제가 하는 말에 눈치를 못 채는 것이었죠. 그러다가 아현이가 웃음을 터트리며 몰카였다고(카메라는 없지만…ㅎㅎ;)하자 연지는 그 특유의 하이톤으로 아~~아~~~아~~~~아~~~~ 하며 괴로워했습니다.ㅎㅎ;
영관이와 현동이는 잠깐 같이 놀다가 한참 동안 보이지 않았습니다. 얘들이 어디를 갔나 했더니 남자 선생님과 시내를 다녀왔다고 하더군요. 어떻게 둘이서 돌아다니다가 남자 선생님을 만났는데 잠시 시내를 다녀온다고 하자 따라갔던 것 같습니다. 시내 나가면 뭔가 많이 살 것처럼 그러더니 손에는 아무것도 들려 있지 않더군요. 그냥 갔다 오기만 했나 봅니다.ㅎㅎ; 그러느라 아이스크림도 못 얻어 먹었죠.ㅎㅎ 그들의 아이스크림은 지영이와 예슬이가 하나, 그리고 나머지 아이들의 경합 끝에 인규와 현유가 먹었답니다.^^
예슬이와 지영이가 먹은 것은 쵸콜렛 코팅에 아몬드가 박힌 것이었는데, 한 입 깨물 때마다 ‘오도독’ 소리가 났습니다. 그 소리가 날 때마다 예슬이가 ‘오도독’이라고 말을 했는데, 처음엔 그러려니 하다가 계속 그러자 지영이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먹지를 못하는 거죠.ㅎㅎ; 근데 정말로, ‘오도독’ 소리가 났답니다.^^
태욱이는 영관이와 현동이가 어디 갔냐고 저를 볼 때마다 물어보더라구요. ‘선생님, 애들 다 어딨어요?’ 라고 물어보길래 그 둘을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이 모두 함께 놀고 있길래 ‘저기 다 있잖아.’ 그랬더니 ‘아니, 쟤네들 말고 남자 애들이요.’ 라고 하는데 거기에 인규와 현유도 같이 있어서 ‘저기 남자애들 있잖아.’ 그랬더니 ‘아니, 쟤네들 말고 나머지 둘이요.’ 하길래 ‘나도 모르는데?’ 라고 대답을 해줬습니다. 음… 저는 처음부터 태욱이가 그 두 아이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항상 말할 때 뭔가를 빼먹는 태욱이를 좀 골려주려고 일부러 그렇게 대답을 했습니다.ㅎㅎ 그런데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똑같은 대화를 한 세 번은 했다는 것이지요.ㅎㅎ; 그러고 나서야 포기하고 다른 아이들과 함께 놀더라구요. 뭔가 타이어가 있고 뱅뱅 돌리며 시소처럼 올라갔다 내려갔다도 하는 게 있었는데 아이들이 거기에 확 꽂혀서 재미있게 타더라구요.^^
이렇게 또 하루 해가 저물었습니다. 연지와 태욱이는 저녁에도 바비큐 먹는다고 하더군요. 연지는, 오늘 점심에 바비큐 먹는다고 하자 호스트맘이 그럼 너는 저녁에 라면이나 먹으라고 그랬다고 했다며, 정말 그래야 하는 줄 알더라구요.ㅎㅎ 똑똑하고 아는 것 많은 연지의 가장 큰 매력은 이 순수함이라고나 할까요?ㅋㅋ 태욱이는 도착해서는 바닥에 주저 않아 신발과 양말을 벗더니 발가락을 청소(?)를 하고는 다시 양말과 신발을 신었습니다. 너무 자연스럽게, 안방에 앉아 있듯이 그래서 놀리며 핀잔까지 주었는데도 자기 하고 싶은 말을 끝까지 다 하면서 그러고 있더라구요. 너무 웃겨서 사진까지 찍는데도 아랑곳하지 않더군요.ㅎㅎ
저도 내일까지는 푹 쉬어야겠습니다. 아직까지 아팠던 아이도 없고, 사고를 친 아이도 없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그래도 남은 일주일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겠죠?^^
그럼 내일 하루 쉬고 월요일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