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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다이어리 뉴질랜드

[110215] 공립스쿨링 6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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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2-15 20:24 조회1,01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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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날씨가 좋았습니다.^^ 저희가 정말 날씨 하나는 잘 맞춰서 온 듯 합니다.
야외활동이 있을 때마다 항상 날씨가 괜찮았거든요. 오늘도 그래서 카누 잘 탔답니다.
하지만 햇살이 너무 강해서 오히려 사진이 잘 안나오더라구요. 빛이 너무 강하다보니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너무 극명하게 차이가 나서 얼굴이 다 시커멓게 나오고... 얼굴이 제대로 나오면 배경이 다 하얗게 나오고... 그래서 오늘 사진의 질이 그닥 좋지 않습니다...ㅜㅜ
암튼 날씨 하나는 정말 무지하게 좋았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처음 정규 수업 들어가면서 그 불안에 가득했던 아이들의 눈빛이 아직도 생생한데 어느덧 아이들은 친구도 사귀고 같이 놀고 이메일 주소도 주고 받고 있답니다. 연지와 친하게 지내던 미카엘라는 연지가 아현이와 소담이와 놀자, 자기는 연지와 놀고 싶은데 항상 사라진다며 슬프다고 하더군요.
음... 그리고 저도 꽤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습니다. 하하... 제가 사귄 친구 중에 가장 어린 친구들이 되겠지만요. 현유네 반 꼬맹이들 두 명, 예슬이네 반 아이들 여러 명, 그리고 로클린, 라이언. 그 외에도 저를 보면 반갑게 인사해주는 귀여운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 오전에는 연지네 반에 들어갔습니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는 시간을 가지더라구요. 연지는 저번에 왔을 때 한국에 관한 책들을 발견했다고 했는데, 그 중에 한국의 문화에 대한 책을 가져다가 읽었습니다. 도서관에는 따로 의자가 있거나 하지 않고, 그냥 바닥에서 구션에 앉아서 책을 읽습니다. 여기서 제가 놀라워했던 것은, 바닥에 앉을 때가 참 많다는 겁니다. 한국 사람들이야 바닥에 앉는 게 자연스럽지만 보통 서양 사람들은 바닥에 앉는 것을 굉장히 불편해 하거든요. 뉴질랜드는 안 그런가 봅니다.ㅎㅎ
아무튼.... 저도 연지가 읽는 책을 같이 봤는데, 우리 나라에 대해 몰랐던 것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하기야... 이제 초등학교 밖에 다니지 않았으니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하겠지만요. 암튼, 이런 저런 사실들을 확인하며 저에게 진짜냐고 몇 번이나 확인하더라구요.^^
궁금한 것이 정~~말 많기도 하지만, 궁금한 것을 정~~말 못 참기도 하는 연지는 제가 옆에 있으면 뭔가를 정말 쉴 새 없이 물어봅니다.ㅎㅎ; 저는 제 조카 이후에 이렇게 질문 많은 아이를 처음 봤습니다.ㅋ

우리 삼총사는 오늘도 어김없이 쉬는 시간에 점심을 다 먹었습니다. 여기는 쉬는 시간 종이 4번 칩니다. 처음 종은 쉬는 시각을 알리는 종, 두번째는 나가서 놀아도 되는 종(보통 이때 교실 문을 잠급니다), 세번째는 각자의 반 앞에 줄을 서는 종, 네번째는 교실로 들어가야 한다는 종입니다. 그래서 보통 아이들은 첫번째 종과 두번째 종 사이에 간식을 먹고 두번째 종이 울리자 마자 뛰쳐 나갑니다. 그런데 우리 삼총사는 만찬을 벌이기 때문에 세번째 종이 칠 때까지 계속 먹고 있습니다. 모여 앉아서 것도 땅바닥에서 먹고 있는 모습이 (계단도 있고, 잔디밭도 있는데, 왜 굳이 시멘트 바닥에서....ㅎㅎ;) 너무 웃겨서 제가 사진까지 찍었다는 것 아닙니까.

점심시간에는 영관이와 현동이는 어김없이 럭비를 하였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느는 것 같습니다. 저는 잠깐 쫓아 다니다가 힘들어서...ㅎㅎ; 그만 두고 멀찌감치 서서 구경했습니다. 구경은 잘 했는데, 소리도 지르며 응원도 했는데, 근데 막상 쓰려면 별로 쓸 말은 없어서 저도 참 아쉽습니다.^^;

현유와 인규는 어제 이 아이들에게 시비를 걸었던 아이들을 잡는다며 눈에 불을 켜고 다니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도 그 아이들이 툭 치고 도망가고 그러면서 화를 돋구었던 모양입니다. 영관, 태욱, 현동이는 그제서야 그 일련의 사건들을 알게 되었고, 누구냐면서 자기들이 찾아서 때려주겠다고 하더라구요.ㅎㅎ; 뭐, 의리는 참 멋지지만 얘들아, 그러면 안된단다~ 하면서 말렸습니다. 하하..
그래서 결국은 태욱이만 그 아이들을 같이 찾으러 다녔고 영관이와 현동이는 럭비를 하러 갔죠.^^

어제 봤던 아이들도 많고 오늘도 그래서인지 소문이 쫙 퍼져버렸습니다. 선생님들도 이제 다 아시게 되었고, 심지어 어떤 아이들은 저에게 와서 자기가 걔네 누구인지 안다며 이름과 어느반 아이들인지 제보(?)를 해 주더군요.ㅎㅎ; 그래서 어제까지는 대충 얼굴만 알고, 것도 한두명만 확실하게 알고, 나머지는 제대로 못 봤다고 그랬는데 수사망이 좁혀지고 용의자(?)들의 신원이 파악되어 이리 저리 도망치던 아이들은 선생님들 손에 붙잡혀 왔습니다.
그 아이들은 아현이의 반 아이들이었는데, 아현이 반 담임 선생님께서 아이들이 다 모여 있는 데서 그 네명의 아이들을 앞으로 나와서 세워놓고는 무슨 잘못을 했는지 말하게 하고, 반성문도 쓰고, 공개적으로 혼내시더군요. 아이들은 인규네 반으로 가서 인규에게 각자 사과를 했습니다. 현유네 반은 그 다음에 수영장으로 가서 사과를 못했는데 내일이라도 사과하라고 해야죠.

오후에는 현유, 연지, 아현이반 아이들이 수영을 했습니다. 연지와 아현이는 그렇다 치고, 현유도 수영을 안하길래 왜 안 하냐고 물어봤더니 글쎄, 어제 수영하고는 수영복이 아직 마르지 않았다고 하네요.ㅎㅎ; 그래서 수영시간 내내 반 친구와 놀더라구요.

아현이는 선생님께서 수영을 하지 않고 노닥거리는 아현이를 위해 숙제를 내주셨습니다. 손재주가 좋은 아현이가 잘 할 수 있는 연을 만들라고 하신거죠. 정규수업 거의 초반에 아현이가 만든 연을 기억하시죠? 거기서 그림이 없는 연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종이와 테이프와 살을 주고는 아현이에게 만들라고 한 것이죠. 아현이는 말로는 짜증난다고 하는데 참 열심히 하더라구요. 것도 대충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열심히 말이죠.ㅎㅎ 나중에 선생님께서 슬쩍 보시더니 또 한번 조용히 놀라시더라구요.^^

연지도 역시 수영을 하지 않는데, 오늘은 책을 가져와서 읽었습니다. 나니아 연대기 영화의 뒷얘기를 담은 책이었죠. 제 옆에 앉아서 또 열심히 모르는 단어를 저에게 물어봤습니다. 연지는 제가 사전인 줄 아는 것 같습니다.ㅋㅋ

예슬이는 단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래서 초콜렛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이 예슬이에게 줍니다. 그래서 예슬이는 사실 밥을 많이 먹는 스타일은 아닌데 군것질을 많이 하는 것이죠. 어느 순간 훅 찐다며 제가 겁을 주긴 했는데 별로 충격은 받지 않더군요. 오늘 카누를 타고 다른 아이들은 주고 샌드위치를 사 먹는데 예슬이는 초콜렛맛의 동그란 브라우니 같은 것을 두 개나 사먹더라구요.^^; 뭐, 언젠가는 입맛이 변하겠죠?

암튼 예슬이와 지영이는 친구를 많이 사귀었습니다. 사진에도 항상 나오죠?^^ 이 아이들은 지영이를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지영이가 힘이 세서....ㅎㅎ;  일전에도 지영이가 Zara를 업고 있는 사진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렇게 지영이한테 아이들이 앵깁니다.^^; 업히고 매달리고... 심지어 지영이가 돌려주기도 합니다. 나중엔 지영이가 힘들다며...ㅎㅎ; 조그만 아기들도 아니고 다 큰 아이들이 그러니까 힘들 만도 하죠.^^; 암튼 것도 다 지영이가 좋으니까 그러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현이는 이제 자기 반 아이들이 너무 귀엽다며 좋아합니다. 이젠 자랑스럽게 '선생님, 저 얘랑 되게 친해요'라고 말하더군요. 오늘은 사진까지 찍었습니다.^^ 아현이 반 아이들도 아현이를 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노는 것은 소담이반 아이들과 놉니다.ㅎㅎ 소담이네 반 아이들이 조금 더 크기 때문에 그렇긴 한 것 같습니다. 오늘은 뭔가 다방구 비슷한 놀이를 하더라구요. 그런데 연지가 너무 멀리까지 도망을 가버려서 나중에는 포기하고 돌아와서 그냥 나머지 아이들끼리 새로운 게임을 시작하더라구요.ㅋ 연지는 저쪽에서 터벅터벅 걸어오고 말이죠. 도대체 뭘 하는 것인지 파악은 못했습니다만, 아이들은 그냥 같이 놀기만 해도 재밌는가 봅니다.^^

그래서 오늘은 카누를 타러 갔습니다. 생각보다 카누의 인기가 좋은 듯 보였습니다. 우리가 다 타고 쉬고 있을 때 어느 순간 보니 남아 있는 배가 하나도 없는 것이 아닙니까.
저희는 예슬-지영, 영관-현동, 소담-아현, 태욱-인규-현유, 그리고 연지-저 이렇게 짝을 지어서 카누를 탔습니다. 삼총사도 셋이서 타기를 원했으나 3인용 배가 또 없어서 말이죠... 아... 그랬다면 제가 1인용 카약을 탈 수 있었는데 말이죵. 그래도 팔이 조금 피곤해지긴 했지만 나름 재밌었습니다.^^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연지는 제 등에 물을 넣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앞에서 아무리 저어도 안 나가길래 이상하다... 했더니 연지가 반대 방향으로 젓고 있었다던가, 왼쪽 오른쪽 번갈아 가면서 해야 하는 데 한 쪽만 한다던가, 노를 물에 그냥 꽂아 놓고 있는다던가, 노로 바닥의 깊이를 재고 있는다던가....ㅎㅎ; 아.... 우리 연지는 정말 왜 이렇게 재밌는 걸까요...ㅋㅋ

예상했던 대로(?) 영관이와 현동이는 일찌감치 앞서가서는 배를 정박시켜 놓고 내려서 노를 가지고 다른 아이들에 물을 뿌리고 있더군요. 그래서 여자 아이들은 서둘러 뱃머리를 돌려 돌아왔고, 남자아이들은 배를 타러 온 것인지 물놀이를 하러 온 것인지 모를 정도로 난리가 났습니다.ㅎㅎ;
저는 카메라를 들고 있었으므로, 그리고 비장의 무기(나에게 물을 뿌리면 너희들 이번주 용돈 없다!ㅎㅎ)가 있었으므로 저에게는 차마 뿌리지 못하더군요. 암튼 다 끝나고 난 후 아이들은 정말 홀딱 젖어버렸습니다. 정말 못 말리는 아이들입니다.^^

이젠 정말 날짜가 성큼성큼 가는 것이 느껴집니다. 아이들도 이제는 가져왔던 선물도 나눠주고 집에 사가야 할 선물도 생각하고 그러고 있습니다. 한국에 돌아가서 제일 하고 싶은 것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 지영이가 자기 하이탑 운동화가 그립다며 어머니께서 공항 나오실 때 가져오심 좋겠다고 다이어리에 꼭 써달라고 하더군요. 저는 분명히 썼습니다!ㅋ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 가장 값진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댓글목록

정영관님의 댓글

회원명: 정영관(jyg98) 작성일

오늘도 뜨거운 태양아래서 고생하신게 느껴지네요. 아이들은 까맣게 타건말건 신나구요. 영관이도 같은반에 절친이 생겼다며 선물을 줬는데 좋아했다고 한참을 통화했어요. 그리고 끊을땐 전화 안할지도 몰라하는걸 보니 많이 여유가 생겼나봐요. 여기서도 점심시간이면 1등으로 운동장으로 뛰어가곤했는데 그건 안변하네요.... 모두들 노를 저어서 내일은 팔 아프다는 소리들좀 하겠네요. 빨리 가려고 얼마나 힘껏 노를 저었을지 상상이 되네요. 편히 주무시고 내일 뵐께요.

양아현님의 댓글

회원명: 양아현(kelly990612) 작성일

선생님께서 써주신 글을 읽고 있으면 선생님께서 올려주신 모든 사진에 어떤 사연이 있는지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왜 삼총사가 카누를 탈 때 떨어져 있어야 했는지.. 삼총사들이 왜 시멘트 바닥에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는지.. 오늘 현유, 인규, 태욱이간 탄 보트가 3인용 이었구나.. 현유랑 인규랑 놀이터에서 함께 논 후 어떤 일이 있었겠구나.. 지영이 주변에 왜 현지 친구들이 그렇게 많이 몰려 있는지.. 등등.. 선생님의 사진과 글로 오늘도 행복하게 하루를 마감합니다. 감사합니다.

김태욱님의 댓글

회원명: 김태욱(twkim) 작성일

내일은 태욱이 졸업식이다. 축하한다! 울 태욱이가 설레이며 1학년 입학하던 모습이 선하게 떠 오른다. 6년동안 태욱이가 열심히 또 즐겁게 학교생활 해 주어서 고맙고 지금도 먼 나라에서도 건강하게 잘 지내주어서 또한 감사하다.  이제 집에 가기 싫을만큼 즐거운 뉴질랜드에서의 생활도 얼마남지 않아 아쉬움이 많겠지만 알차게 마무리하도록 노력하고 중학교에 입학하는 새로운 날들에 대한 계획도 세우는 즐거움을 가져보기 바란다. 잘 지내고 교실 친구들과 재미있는 이야기 많이 나누었으면 좋겠다.태욱아  졸업 축하해^^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1161102pdh(9) 작성일

아이들 여유로 따지자면 뭐..... 너~무 여유가 생겨서 탈이죠.ㅎㅎ 집에 가고 싶다고 저에게 말했던 아이는 한명 밖에 없답니다.^^ 저도 다이어리를 쓸 때 사진을 생각하며 쓰긴 하지만, 모든 사진에 대해 설명해드리지 못해 안타깝답니다. 어제였나 그저께였나 태욱이가 인상을 잔뜩 쓰고 머리를 만지고 있는 사진 같은 경우, 햇볕이 강해 모자를 쓰고 다니다보니 한달 넘게 있어서 길어진 머리가 눌리고 이상해진다며 머리를 마구마구 헝클어뜨리더라구요. 막 신경질 내는 모습이 귀여워서 찍었는데 잘못 오해하면 태욱이가 우는 것처럼 보이잖아요.....ㅎㅎ; 뭐, 이제 곧 아이들 만나실테니 사진 보시면서 궁금한 것들 한꺼번에 물어보세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