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중학생 반으로 갔다가 드는 의문점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왜 욕을 알고 싶어 하고 또한 하고 싶어 할까요? 우리 나라에서도 보면 중학생들이 가장 입이 거칩니다. 도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ㅎㅎ;
한국 아이들이 짓궂게 이상한 말을 가르쳐주는 경우도 있지만 현지 아이들이 일부러 물어보기도 합니다.ㅡㅡ; 우리 아이들 생활 지도하기도 바쁜데 이젠 여기 아이들 생활 지도까지 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보며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싶습니다.ㅠㅠ
제 친구(?) 조슈아는 오늘 아침부터 친한 척을 합니다. 저를 선생님이라고 생각하는지 뭔가를 할 때마다 저의 조언을 구하고 있네요.ㅎㅎ; 이 애 같지 않은 아이의 그나마 아이 같은 모습은, 선생님이 뭘 쓰라고 나눠주는 종이에 답을 쓰기 전에 거기에 그려져 있는 그림에 색칠을 먼저 한다는 겁니다. 참 귀엽습니다.
오늘 태욱, 지영, 영관, 예슬 네 명의 아이들은 오전에 기술수업을 받으러 다른 학교에 다녀왔습니다. 재봉틀로 바느질하는 것을 배웠다고 하는데, 지영이는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어떻게 하냐고 물어봤더니 옆 사람 하는 거 보고 따라 하라고 그랬는데, 옆 사람이 영관이었다고 합니다.ㅎㅎ; 그래서 영관이가 옆 사람 하는 것을 따라 하고 지영이는 영관이를 따라 하는데 실도 자꾸 끊어지고 잘 안됐다고 하네요.ㅎㅎ;
이 네 명의 아이들은 수업 얘기를 하면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예슬이 반 벽에 구구단이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분명 어려운 건 하지 않는 것 같긴 한데 말이 빨라서 그런지 잘 알아들을 수도 없을 뿐더러 이 아이들이 이상하게 경직되어 가지고는 자기 반 아이들과 아직 친하게 지내질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지영이도 Jasmin이라는 아현이네 반 아이를 사귀고ㅎㅎ; 연지는 자기 반 아이들인 Michaela와 Skye란 아이들과 항상 붙어 다닙니다. 그래서 얼결에 아현이와 소담이도 이 아이들과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아직 자기 반을 낯설어하는 이 아이들은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이 되면 거의 이산가족 상봉 수준이 됩니다. 친구 좀 사귀라 그랬더니 결국 놀 때는 자기들끼리 놉니다. 쯧쯧…. 같이 있으면 아주 그냥 무서울 것 없이 소리지르고 난리가 나면서 떨어뜨려 놓으니 급 소심해집니다.ㅎㅎ; 이럴 때 보면 참 ‘애들’입니다.
아현이는 자기 반 싫다고 그러면서도 자랑은 혼자 다 합니다.ㅎㅎ; 모두가 보고 놀랐던 아현이의 연을 보고 아현이 반 선생님도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고 하면서, 어제도 뭔가를 하는데 아현이는 슈슈슉 다 하고 다른 아이들은 아직 헤매고 있자 선생님께서 켈리가 좀 도와주라 그랬더니 아이들이 매우 좋아했다며 함박웃음을 짓습니다.^^
현유는 뭐… 전혀 걱정할 것이 없을 정도로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어려움을 느끼는 것도 없고, 선생님 말씀을 모두 알아듣지는 못하더라도 옆 친구 하는 걸 보며, 대충 눈치껏 잘 따라하고 있습니다. 친구도 몇 명 사귀었다고 자랑을 합니다.^^ 역시 어릴수록 마음도 잘 열고 서로 쉽게 친구가 되는 것 같습니다.
현동이는 계속 수업이 재미없다고 그러네요…ㅎㅎ; 뭐가 제일 좋냐고 물어보니 엄… 쉬는시간과 점심시간과 끝나는 시간이라며…ㅎㅎ; 그런데 정말, 쉬는 시간마다 다시는 못 볼 사람들을 보는 마냥 함께 열심히 놉니다.ㅋ
아… 그런데 어제 미니골프 말이죠…. 그 경쟁심에 불타오르던 영관이, 태욱이, 현동이가 글쎄, 그냥 그랬다고 그러는 것이 아닙니까.ㅎㅎ 그렇게 소리 지르고 난리를 치면서 쳤던 이 아이들은 별로 재미 없었다고 그랬던 반면, 혼자 조용히 쳤던 인규와 현유는 재밌었다고 말하더군요.
작은 일에 쉽게 흥분하고 운동을 좋아하고 승부욕이 강한 이 세 아이들보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종종 있는 인규와 현유가 정규수업에 훨씬 더 잘 적응하는 것을 보면서 참 의외라고 생각했었는데, 저 아이들은 아마도 서로에게 의지를 너무 많이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강한 아이들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외강내유 스타일인 듯….
그래도 태욱이는 누구에게 선물을 줄까 고민하고 있는 것을 보아 친구를 몇 명 사귄 듯 합니다. 그런데 같이 놀지는 않네요..ㅎㅎ 정말 이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자기들끼리 놀지 않고 현지 아이들과 노는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소담이가 예쁘다고 하는 아이를 오늘 저도 봤습니다. 뭐…. 예쁘긴 한데 소담이가 묘사했던 것 같지는 않더군요.ㅎㅎ 너무 두려워하길래 키도 크고 차가운 인상이라 생각했는데 소담이보다 훨씬 작은 아이이고 차가운 인상은 아니더라구요.^^ 그런데 아직도 말을 못 걸어봤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제부터 소담이가 이상하게 웃기 시작했습니다.ㅎㅎ; 뭐랄까, 키득키득과 히죽히죽의 중간 정도라고 할까요? 요즘 말로 정신을 놓은 듯하게 힘을 빼고 웃습니다.
전체적으로 아이들이 정규수업 들어간 이후로 조금 이상해졌습니다.ㅎㅎ; 어제까진 뭔가 아이들이 좀 힘이 빠져 있거나 했는데 오늘은 아이들이 완전 흥분 상태로 ESL 수업에 들어왔습니다. 수업 전부터 애들이 좀 심상치 않다 싶었는데 아주 끝날 때까지 말도 아니었답니다. 정규수업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말하지 못했던 답답함이 이런 식으로 표출이 된 것 같습니다. 에궁…
내일 액티비티에서 아이들과 조금 더 심도 있는 대화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 그동안 아이들이 어떤 가정에서 살고 있는지 궁금하셨죠? 제가 드디어 가정방문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예슬이와 소담이의 집은 제가 직접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호스트가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이라 그런지 프라이버시 때문에 좀 꺼려하시더라구요. 거기다 아저씨께서 밤에 일을 나가시는데 아저씨도 안 계시는데 외부인이 오는 게 싫다고 그러셔서 그럼 사진이라도 보내달라고 해서 사진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정말 몇 번이나 물어보며 집에 별 문제가 없는 것도 확인했고, 아현이도 그 집에 가서 하루 지내기로 하기도 하고, 아저씨도 좋으신 분 같으니 염려는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혹시 무슨 문제 있으면 즉시 저에게 얘기하라고 아이들에게도 당부를 해 놓았습니다.
대부분의 집에 애완동물이 있습니다. 앨범에서 보시면 가족사진과 주로 아이들방(혹은 아이가 찍힌 사진)을 찍은 사진이 시작과 끝이고 중간에는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이나 특이한 점을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참고하셔서 보시기 바랍니다.^^
상대적으로 지영이네 집 사진이 몇 장 없는데… 애완동물과 같이 찍어버려서 그렇게 되었습니다..ㅎㅎ; 아이들도 아주 밝고 귀엽고 지영이와 참 잘 지내고 있더라구요.
태욱이네 집은 뭐가 되게 많습니다. 집에 벽에 남아 있는 곳이 없을 정도로 그림이 많이 걸려 있고, 고양이, 거북이, 금붕어를 키우며, 토마토, 딸기 등 채소도 키웁니다. 사진에 있는 것들도 Anne이 따서 저에게 준 것입니다.ㅎㅎ 아저씨는 때마침 중국에 출타 중이셨고 딸도 하나 같이 사는데 제가 갔을 때 집에 없어서 사진은 좀 쓸쓸해 보이지만 호기심 많은 태욱이가 좋아하는 게 집에 많이 있어서 딱 태욱이가 살기에 좋은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지네 집은 제가 갔을 때 막 저녁 식사를 끝냈더라구요. 커다란 개도 있고 고양이도 있는데 개가 너무 커서 연지는 별로 안 좋아하고…ㅎㅎ; 고양이 꼬리를 잡으며 논다고…ㅎㅎ; 고양이는 꼬리 잡는 거 싫어하는데….. 아… 가족 사진을 3번을 찍었는데 연지가 어째 3번 다 눈을 감았습니다. 눈 좀 뜨고 있으라고 얘길 했는데도 참…ㅡ.ㅡ; 마지막에는 뜬 줄 알고 그만 찍었는데 크게 해서 보니 뜨다 만 건지 감다 만 건지.. 암튼 애매한 상태이더라구욤.
영관이네 집은 굉장히 큽니다.ㅎㅎ 집에 트랙터 등 농기구도 있고 온갖 동물들이 있고 집에 아이들도 많고(사진에 작은 아이 2명이 빠져 있음) 암튼 참 심심하기 힘든 집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음… 그리고 집에서 굉장히 말을 잘 듣는다고 하네요….ㅎㅎ;
아현이와 현유의 집은 지영이네 집과 가까이에 있는데, 그 동네가 새로 생긴 동네라서 집들이 다들 깨끗하고 새집이더라구요. 그 집에는 독일에서 온 남자아이도 함께 살고 있더군요. 현유는 자기만한 개와 함께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하여 한바탕 난리를 치고(개가 주인이 집에 온지 얼마 안되어서 극도로 흥분상태였습니다.ㅎㅎ) 사진을 찍었습니다. 남매라고, 아현이는 빨강이불, 현유는 파랑이불을 깔아줬더라구요.^^
아현이와 현유는 곧 홈스테이를 옮길 예정입니다.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호스트대디인 카메론이 갑자기 오클랜드로 장기간 출장을 가게 되어서 부득이하게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 집에서도 굉장히 미안해하더라구요. 옮길 집은 영관이처럼 농장쪽에 있고, 아이가 4명인 집이라고 합니다. 함께 놀 아이들이 생겼다며 아이들이 좋아하고 있습니다.^^
현동이와 인규의 집은 학교에서 매우 가까이에 있습니다. 집에 가자 두 아이는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ㅎㅎ; 방도 생각보다 깔끔해서 놀랐답니다.^^ 음… 이 두 아이도 집에서는 아주 순한 양이라고 합니다.ㅋㅋ 예쁘게 생긴 고양이를 키우고 있더군요.
내일은 아이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국음식을 먹는 날입니다.ㅎㅎ
사실, Ferrymead보다 한국음식을 더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내일은 아이들이 오늘까지 받았던 스트레스를 싹 날려버리고 기분 좋게 한 주를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내일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